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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바웃 타임' - 사랑, 가족, 그리고 시간에 대한 가장 따뜻한 고백

by 엠제이2 2025. 5. 15.

영화『어바웃 타임』은 사랑과 인생의 소중함을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 설정을 통해 감성적으로 풀어낸 로맨스 드라마이다. 영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연인의 관계뿐 아니라 가족 간의 유대, 특히 부자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으며, 삶의 순간을 더 의미 있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잔잔한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 어바웃 타임 포스터 일부분
영화 '어바웃타임'

시간여행보다 중요한 것, 바로 오늘의 삶

『어바웃 타임(About Time)』은 2013년 공개된 영국 영화로,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감독인 리처드 커티스의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평범한 청년 팀(도널 글리슨)이 자신의 삶과 사랑, 가족과의 관계를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판타지적인 설정을 갖고 있지만, 영화는 마법의 즐거움보다는 일상의 소중함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는 팀이 21번째 생일에 아버지로부터 “우리 집 남자들은 모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단, 그 능력은 과거로만 갈 수 있고, 죽은 사람을 되살리거나 미래를 바꾸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조건이 있다. 처음엔 사랑을 얻기 위해 이 능력을 사용하던 팀은 점차 이 능력을 통해 인생의 본질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특히 연인 메리(레이첼 맥아담스)와의 관계, 가족과의 일상, 특히 아버지와의 마지막 인사가 영화의 핵심적인 감정선을 이룬다. 배경은 영국의 콘월과 런던이다. 고즈넉한 시골집, 바닷가, 도시의 거리와 카페, 도서관 등 다양한 공간들이 팀의 감정과 삶의 국면을 부드럽게 감싸며, 이 영화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완성시킨다. 특히 팀의 집 주변 풍경과 가족 식사 장면에서 드러나는 따뜻한 공동체적 감성은, 영국식 일상에 대한 미학적 시선으로도 평가받는다.

되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바꾸겠습니까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은 영화에서 기능적으로도 흥미롭지만, 감정적으로는 삶에 대한 관점을 바꾸게 만드는 도구로 작동한다. 팀은 처음엔 데이트에서 실수한 말을 되돌리거나, 어색한 상황을 회피하는 데 시간을 이용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깨닫는다. 완벽하게 준비된 하루보다, 우연이 만들어내는 진심 어린 순간들이 삶의 본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팀이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반복적으로 과거로 돌아가는 장면은 깊은 울림을 준다. 그는 매번 아버지를 다시 만나고, 산책하고, 대화한다. 하지만 결국 과거에 머무를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아버지의 조언대로 ‘하루를 두 번 사는 법’을 익히게 된다. 한 번은 평범하게, 한 번은 감상하며.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여기에 있다. “삶은 고치거나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받아들이고 충만하게 살아내야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다. 또한 『어바웃 타임』은 사랑을 다루는 방식에서도 성숙하다. 팀과 메리의 관계는 운명적이거나 격정적인 것이 아니다. 소소한 일상의 대화, 실수, 이해, 그리고 타협이 쌓여 만든 현실적인 연애다. 영화는 특별한 순간보다 ‘같이 늦잠을 자는 아침’, ‘함께 식사하는 저녁’처럼 아무것도 아닌 순간들이 결국 인생을 구성하는 핵심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며, 일상 속에서 감사를 느끼게 하는 힘을 가진다.

우리가 사는 이 하루가 기적임을 알게 한다

『어바웃 타임』은 시간이라는 주제를 통해 사랑, 가족, 그리고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물음은 단순한 영화적 장치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마주해야 할 삶의 철학이기도 하다. 영화는 말한다. 시간여행이 가능하더라도, 결국 가장 좋은 하루는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사는 하루’라고 말이다. 특히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팀이 아침을 맞이하며 “이제는 하루를 두 번 살 필요도 없다”고 독백하는 장면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 말은 ‘이제 나는 오늘을 충실히 사는 법을 배웠다’는 선언이며, 동시에 관객을 향한 조용한 권유이기도 하다. 우리 역시 시간을 바꿀 수는 없지만, 시간을 대하는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영화는 조용히 일깨워준다.『어바웃 타임』은 유럽 배경 영화 중에서도 감성적이고 철학적인 깊이를 지닌 작품이다. 사랑 이야기로도 충분히 완성도가 높고, 시간이라는 상징을 통해 전달하는 삶의 메시지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자극적인 설정 없이도 긴 여운을 남기는 이 영화는, 우리 모두가 ‘하루’를 더 소중히 여겨보게 만든다. 결국 인생은 그 하루하루의 연속이며, 그 하루를 어떻게 살아내느냐가 전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