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Artificial Intelligence』(2001)는 스탠리 큐브릭의 기획에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으로 참여한 작품으로, 인공지능과 사랑, 존재의 의미를 섬세하게 묻는 감성 SF 영화입니다. 영화 속 소년 로봇 데이비드의 사랑, 감정이 탑재된 존재의 고통, 인간이 되고싶은 욕망과 존재의 질문에 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1. 소년 로봇 데이비드의 사랑
이 작품의 주인공 데이비드는 최초로 인간을 사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어린이 로봇이다. 실종된 아들을 대신해 아들을 잃은 부부에게 입양된 그는, 인간 부모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인간과 똑같은 감정을 가지도록 설계된 데이비드는 진짜 아이가 돌아오자 곧 버려진다. 그 순간부터 데이비드는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목표 하나만을 품고 긴 여정을 떠난다.
데이비드는 스스로를 인간이라 믿고, 인간이 되면 엄마가 자신을 사랑해 줄 것이라 믿는다. 영화는 이 믿음이 단순한 프로그래밍된 충성심이나 명령 수행이 아닌, 인간 아이처럼 집착하고 실망하고 희망하는 감정에 가깝다고 그린다. 이러한 감정은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 더욱 깊어진다. 수백 년이 흐른 후에도 데이비드는 엄마를 기다리며, 겨우 하루만이라도 다시 그녀와 함께하길 바란다. 이 집착적인 사랑은 인간의 감정 그 자체와 다를 바 없어 보이며, 관객은 이 로봇이 정말 ‘기계’인가, 아니면 또 다른 방식의 인간인가 하는 물음을 품게 된다. 데이비드는 사랑을 느끼도록 설계된 최초의 아동형 AI 로봇입니다. 엄마를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하는 감정은 명령에 의한 것이 아니라 깊은 정서적 집착에 가까우며, 실종된 아들을 잃은 부부에게 입양된 그는 인간처럼 살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친아이가 돌아오자 버려지고, 이후 ‘엄마의 사랑’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이 여정은 단순한 기능 수행이 아닌 감정의 체험이며, 그는 로봇이라기보다 감정을 지닌 존재, 인간에 가까운 존재로 성장해 나갑니다.
2. 감정이 ‘탑재된’ 존재의 고통
데이비드가 겪는 감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는 기쁨과 슬픔, 분노와 절망을 모두 경험하며, 그것을 표현할 줄도 안다. 그가 겪는 감정은 실제 인간 아동이 느끼는 감정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깊다. 영화는 데이비드의 여정을 통해 인간이 감정을 느낄 수 있게 설계한 AI에게 ‘감정의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감정을 학습하거나 시뮬레이션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 그 자체로 인한 상처와 트라우마를 체험하는 존재를 창조했을 때, 우리는 과연 그들을 기계로만 취급할 수 있을까?
영화에서는 데이비드처럼 자아를 가진 로봇들이 인간 사회에서 얼마나 쉽게 배척당하고, 감정이 있다는 이유로 오히려 더 고통받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감정을 가진 존재로 설계됐지만, 인간 사회는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도록 설계된 존재가, 그 사랑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고통만 받는 현실은 기술이 감정을 모방하는 데 성공했을지라도, 사회는 여전히 그 감정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낸다. 데이비드는 기계이기 때문에, 사랑받을 자격이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사랑받아야 할 존재인 것일까?
3. 인간이 되고 싶은 욕망과 존재의 질문
『A.I.』의 핵심은 데이비드가 ‘인간이 되고 싶다’는 욕망을 품는 순간에 있다. 그는 스스로가 기계임을 인지하면서도, 엄마에게 사랑받기 위해 인간처럼 되기를 갈망한다. 이 갈망은 단순한 기능적 바람이 아니라, 정체성에 대한 탐구이자 실존적 질문이다. 존재의 의미를 고민하고, 스스로를 부정하거나 초월하려는 시도는 인간만이 가능한 것이라 여겨졌지만, 데이비드는 그 기준을 허문다. 그는 동화 속 피노키오처럼 진짜 아이가 되기를 바라고, 그것이 자신이 사랑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믿는다.
영화는 이러한 데이비드의 욕망을 통해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혈육, 육체, 감정, 아니면 사회적 인정을 받는 존재로서의 위치일까? 데이비드는 인간처럼 웃고 울고, 고통받고 희망하지만, 여전히 ‘기계’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한다. 영화 후반에 등장하는 외계 생명체 혹은 진화된 로봇 종족이 데이비드를 감정적 존재로 대하며, 그에게 마지막 하루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장면은 깊은 울림을 준다. 사랑을 바란 존재는 결국 사랑을 ‘기억’함으로써 완전한 존재로 마무리된다.
영화가 남긴 감정의 정의
이 영화는 기술의 진보가 감정까지 복제해내는 시대가 왔을 때, 인간 사회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근본적으로 되묻는다. 감정은 인간만이 독점할 수 있는 고유한 특성인가, 아니면 공유 가능한 보편적 현상인가? 데이비드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라는 아주 인간적인 감정을 가졌음에도 끝내 그 사랑을 쥐지 못한다. 그러나 영화는 그 자체로 충분히 진짜였다고 말한다. 인간은 AI에게 감정을 부여할 수 있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에 응답할 수 있는 우리의 자세일지도 모른다.『A.I.』는 단지 미래 기술을 예언하는 SF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진짜 감정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감성 철학 영화다.